한동훈·홍준표, 빅매치 직전..말싸움 끝판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최대 빅매치로 주목받는 한동훈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양자 맞수 토론이 25일 열린다. 이번 토론은 국민의힘 2차 경선 국면에서 핵심 분기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두 후보가 각자 상대방을 1대1 토론 상대로 직접 지목한 가운데, 예정된 3시간의 격돌은 단순한 정책 토론을 넘어 치열한 정치적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두 후보는 지난 23일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서로를 토론 상대로 지목하며 양자 토론을 예고했다. 이날 토론은 한 후보가 홍 후보를 상대로 주도권을 갖는 순서와, 홍 후보가 한 후보를 상대로 주도권을 갖는 순서로 나뉘어 연달아 진행되며 총 3시간가량 이어질 예정이다. 양측 모두 이 토론에 정치적 명운을 걸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 후보는 양자 토론 상대로 한 후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세 후보가 나를 지목하지 않을 줄 알고 옆에 있던 한 후보와 서로 지목하기로 의논했다”고 설명했지만, 양보 없는 신경전이 일찌감치 감지됐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정치를 하며 항상 공격 대상이 되어 왔다. 그만큼 제가 유력한 후보라는 방증”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사람 간의 불편한 관계는 이미 지난 1차 조별 토론에서도 노출된 바 있다. 당시 홍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키도 큰데 왜 키높이 구두를 신느냐”고 물었고, 이에 한 후보는 “유치하다”고 받아치는 등 장면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며 두 후보의 미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번 토론을 앞두고 양측 캠프 사이의 설전 또한 격화되고 있다. 한동훈 캠프의 신지호 특보단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날카롭고 신랄하게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혀, 한 후보가 이번 토론을 단순한 정책 대결 이상의 무대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김문수 후보와의 정책 중심 토론 가능성도 검토했으나, “홍 후보가 ‘피했다’는 식의 프레임을 짤 가능성” 때문에 결국 홍 후보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신 단장은 “이번 토론에서 확실하게 끝장을 보자”는 전략적 의도도 밝혔다.

 

홍 후보 캠프 측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대식 비서실장은 SBS 라디오를 통해 “국민들이 생각하는 빅2는 한동훈과 홍준표”라며 “경륜과 정치 경험을 갖춘 홍 후보는 법과 정치 모두에서 근육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 경험이 부족한 한 후보와의 토론은 유권자들에게 두 후보 간 격차를 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캠프 모두 ‘정책 중심’ 토론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토론이 과연 건전한 검증의 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정책과 비전 위주로 후보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인신공격이 반복되면 토론이 희화화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정책 토론에 자신 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정책의 문제점을 짚고 당의 준비된 비전을 부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 후보가 단순한 지식 자랑에 그치지 않도록 견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토론은 단순한 정책 비교를 넘어, 보수 진영 내 세대 간·스타일 간 충돌이 어떻게 표출될지를 보여주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신세대 이미지와 검찰 출신이라는 특유의 배경을 바탕으로 '합리성과 추진력'을, 홍 후보는 오랜 정치 경험과 '노련한 원로' 이미지를 앞세워 보수층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이번 토론 결과가 향후 결선 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식하고 있는 만큼, 단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양자 토론의 결과는 단순히 두 후보의 입지를 넘어서, 보수 진영의 대선 전략 전반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수 있다. 이른바 ‘정면 승부’가 예고된 이번 대결이 국민의힘 경선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