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회사가 '글로벌 공룡'으로...동원그룹, 해외 매출 40% 노린다

동원산업과 동원F&B는 14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해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을 의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동원산업은 신규 보통주를 발행해 현재 동원F&B 주주들에게 1대 0.9150232(동원산업 대 동원F&B)의 비율로 주식을 교환해줄 예정이다. 이 교환 비율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정한 객관적인 산정 방식에 따라 결정됐다고 양사는 설명했다.
이번 구조개편을 위해 양사는 오는 6월 11일(잠정)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교환 안건을 최종 의결할 계획이다.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된다. 매수청구 가격은 관련 법령에 따라 동원산업 3만5024원, 동원F&B 3만2131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구조개편의 핵심 목표는 동원그룹의 글로벌 식품 사업 경쟁력 강화다. 동원산업은 동원F&B를 비롯해 동원홈푸드, 미국 자회사인 참치 가공업체 스타키스트(Starkist), 세네갈에 위치한 수산물 가공업체 스카사(S.C.A. SA) 등 식품 관련 계열사들을 '글로벌 식품 디비전'으로 통합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이번 구조개편을 통해 2030년까지 야심찬 성장 목표를 설정했다. 현재 22%에 불과한 그룹 식품 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0%로 대폭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국내 식품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구조개편으로 동원그룹의 글로벌 M&A 추진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동원F&B 단독으로는 자금력 한계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대형 해외 인수합병이 동원산업의 재무적 지원을 바탕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동원그룹은 연구개발(R&D) 투자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0.3%에 불과했던 R&D 예산을 2030년까지 1%대로 3배 이상 늘려 식품 기술 혁신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구조개편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가 반영된 결정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참치 기업 스타키스트 인수와 세네갈 수산물 가공업체 스카사 인수 등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구조개편이 단기적으로는 동원F&B 주주들에게 아쉬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동원그룹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식품 산업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동원그룹의 이번 결정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특히 해외 M&A와 R&D 투자 확대는 장기적으로 그룹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