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호랑이 사냥' 시작.."KIA 공포증 끝"

올해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는 삼성과 LG는 KIA를 상대로 지난해의 부진을 씻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시즌 초반 두 팀은 KIA와의 첫 맞대결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KIA와의 3연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비교적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LG는 첫 3연전에서 2승을 거두며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물론 KIA가 부상자로 인해 전력이 완전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두 팀이 지난해와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지난해 KIA를 상대로 불펜 싸움에서 밀렸던 점을 주요 패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삼성은 경기 초반 리드를 잡고도 불펜이 무너지면서 역전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삼성 불펜의 KIA전 평균자책점은 7.07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은 배찬승, 이재희, 육선엽 등 구위가 좋은 젊은 불펜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일 KIA전에서 이재희가 상대 중심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진만 감독은 이러한 변화가 KIA전 성적 개선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LG의 경우 KIA전 부진 원인은 삼성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LG는 주축 타자 중 좌타자의 비중이 높고, KIA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좌완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LG는 리그 전체 팀 타율 0.283(3위), 팀 OPS(출루율+장타율) 0.780(3위)로 준수한 공격력을 보였지만, KIA를 상대로는 타율 0.259, OPS 0.696에 머물렀다. 김현수, 문보경, 문성주, 박해민, 신민재, 홍창기 등 주축 좌타자들이 KIA전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이며 팀 공격력이 크게 약화된 것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올해 첫 KIA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LG는 4일 경기에서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초반부터 경기 흐름을 가져가며 8-2 승리를 거뒀고, 6일 경기에서도 요니 치리노스의 호투와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5-1로 완승을 거뒀다. KIA는 두 경기에서 불펜 좌완들을 총동원해 LG의 좌타 라인을 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LG 타자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득점으로 연결했다. 4일 경기에서는 이준영이 1이닝 1실점, 6일 경기에서는 최지민이 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LG의 공격력을 막아내지 못했다.
올해 첫 맞대결에서 LG의 타자들은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성적을 기록했다. 홍창기는 타율 0.429, 김현수는 0.500, 문보경은 OPS 0.821, 박해민은 OPS 0.933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지난해 KIA전에서 유독 부진했던 선수들이 반등에 성공한 점은 의미가 크다. LG가 이러한 흐름을 유지하며 지난해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삼성이 불펜 보강을 통해 KIA와의 경쟁 구도를 새롭게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팀이 올해 KIA전에서 지난해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시즌 내내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