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뚜껑에 반사된 '충격 증거'... 20대 '악마' 징역 7년

 여러 여성들을 대상으로 악질적인 성범죄를 저지른 24세 A씨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강간, 미성년자의제강간, 성폭력처벌법 위반, 특수감금, 강제추행 등 다수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한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7년간 취업제한과 7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함께 내렸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3~4월에 교제 중이던 B씨를 6차례 강간한 것으로 시작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여성들의 나체사진과 성관계 영상을 촬영해 둔 사실이 발각되어 B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자, 다음날 B씨를 찾아가 장시간 감금하고 강간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으나, 피해자가 제출한 39분짜리 영상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영상에서 두 사람이 직접적으로 찍힌 장면은 약 2분에 불과했지만, 검찰 수사팀은 세탁기 플라스틱 뚜껑에 반사된 나머지 약 37분간의 범행 장면을 발견했다. 대검 법과학분석과의 영상 확대와 화질개선 감정을 통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고, 이에 A씨도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A씨가 이미 다른 성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던 중이었다는 점이다. 2022년 당시 교제 중이던 여성을 강간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와 성관계 동의 나이에 이르지 않은 미성년자를 간음한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던 중이었다. 게다가 지인 소개로 알게 된 또 다른 여성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까지 공소장에 추가됐다.

 

1심에서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으며,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중 한 명과 추가로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징역 7년으로 소폭 감경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나쁘고, 수사 과정에서 줄곧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피해자를 역고소해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각 범행을 모두 자백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전까지 처벌 전력이 없으며 한 피해자와 추가 합의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