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이혼할까? 배우자 코골이 더 이상 방치하지 마세요

 밤마다 울려 퍼지는 배우자의 코골이 소리, 단순한 소음으로 치부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가영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편의 약 60%, 아내의 11%가 코골이를 동반한 수면무호흡증 고위험군에 속하며, 이는 단순히 잠을 방해하는 것을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배우자의 심한 코골이는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고, 장기적으로는 건강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렇다면 코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하버드 의과대학 다니엘 베나 수면의학 조교수는 수면 중 기도 근육이 이완되면서 기도가 좁아지고, 숨을 쉴 때마다 목의 연조직이 진동하여 코골이 소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은 혀와 목 주변에 여분의 지방 조직이 쌓여 기도를 더욱 좁게 만들어 코골이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턱이 작거나 목이 짧은 경우,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비대한 경우 등 해부학적 구조 문제 역시 코골이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더불어 음주와 흡연은 기도 근육을 이완시키고 염증을 유발하여 코골이를 악화시키며, 노화로 인해 기도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고 혀와 목 주변 조직이 처지면서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다. 

 

만약 배우자의 코골이가 심하고 자는 동안 일시적으로 숨이 멎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 코골이가 아닌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코를 고는 것을 넘어 고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병, 신부전,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우울증 및 불안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무려 15만 3802명에 달했으며, 이는 수면무호흡증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질환임을 보여준다. 

 

수면무호흡증이 아니더라도 배우자의 코골이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앨라배마대 심리학과 헤더 E. 건 부교수는 코골이 완화 방법으로 옆으로 눕는 자세를 추천했다. 바로 누운 자세는 중력 때문에 혀가 뒤로 밀려 기도를 막아 코골이를 유발하기 때문에, 배우자를 옆으로 눕게 하고 등 뒤에 단단한 베개나 바디필로우를 놓아 자세를 유지하면 코골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과체중이나 비만은 코골이의 주요 원인이므로 체중 감량은 코골이 완화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며, 금주와 금연 역시 코골이 완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코막힘이 있다면 잠자기 전 코 세척을 통해 코 안을 깨끗하게 하여 코골이를 완화할 수 있고, 치과에서 맞춤 제작하는 구강 내 장치는 혀나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 기도를 확보하여 코골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에는 양압기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도 코골이가 전혀 완화되지 않는다면, '수면 이혼', 즉 각방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건 박사는 "'수면 이혼'이 부부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오히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부부 관계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면 부족은 짜증, 예민함, 집중력 저하, 우울감 등을 유발하여 부부 간의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충분한 수면은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하여 부부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각방을 쓰더라도 낮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서로에게 애정을 표현하며,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등 양질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다.

 

배우자의 코골이는 단순한 소음이 아닌,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코골이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 건강한 수면과 행복한 부부 관계를 지켜나가야 한다. 만약 코골이가 심하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의 건강과 행복한 부부 생활을 위해, 오늘부터 배우자의 코골이에 귀 기울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