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시동 나선 윤이나, 사우디서 3언더파 질주

지난 7일(현지시간) 윤이나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LPGA 투어 파운더스 컵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첫날 경기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오버파 72타를 기록하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으나, 최종 합계 4오버파 146타를 기록하며 공동 94위에 머물러 아쉽게 컷 탈락을 당했다.
LPGA 투어 데뷔전에서 컷 탈락이 나올 수도 있는 결과이지만, 경기 내용은 다소 우려스러웠다. 윤이나는 1라운드에서 14번의 티샷 중 단 4번만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며 28.57%의 페어웨이 적중률을 기록했다. 2라운드에서는 티샷 비거리가 210야드로 감소하는 등 드라이버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2라운드 페어웨이 적중률도 43%에 그쳐 최하위권 수준이었다.
윤이나는 KLPGA 투어에서 장타와 정확성을 겸비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2023년 KLPGA 시즌 동안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60야드를 넘겼으며, 페어웨이 안착률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LPGA 투어 데뷔전에서는 이러한 강점이 전혀 발휘되지 못했다. 이는 클럽 변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까지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를 사용했던 그는 LPGA 진출을 앞두고 드라이버부터 아이언까지 테일러메이드 장비로 교체했다. 하지만 장비 적응 과정에서 방향성과 거리 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윤이나는 LPGA 파운더스 컵 컷 탈락 이후 곧바로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해 LET PIF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 출전했고, 대회 첫날부터 경기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1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윤이나는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공동 20위에 올랐다. 이는 단독 선두인 이소미와 불과 4타 차이였다.
윤이나는 이번 대회에서 페어웨이 안착률을 71.42%(14번 중 10번)까지 끌어올리며 파운더스 컵 때보다 훨씬 안정적인 티샷을 선보였다. 또한, 그린 적중률도 94.4%(18번 중 17번)를 기록하며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선보였다. 다만, 원 퍼트로 마무리한 횟수가 4차례밖에 되지 않아 타수를 더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PIF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은 LET 대회이지만, 총상금이 500만 달러(약 72억 원)로 LPGA 투어 주요 대회 못지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이에 따라 LPGA 투어 정상급 선수들과 K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까지도 대거 참가하는 대회다. 500만 달러의 상금 규모는 여자 골프 대회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세계적인 선수들이 경쟁하는 무대가 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소미가 1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소미는 “컨디션이 매우 좋다. 작년에는 샷에 문제가 있었지만, 동계 훈련 동안 집중적으로 개선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그 효과가 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KLPGA 투어 이벤트 대회 위믹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김민선이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작년 LPGA 투어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여자 골프 역사상 가장 많은 상금(400만 달러, 약 58억 원)을 수령했던 태국의 지노 티띠꾼도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KLPGA 투어 신인상 랭킹 2위를 기록한 이동은도 3언더파 69타로 윤이나와 공동 20위에 자리했다.
세계 랭킹 3위로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랭킹을 보유한 인뤄닝(중국)은 3오버파 75타를 치며 공동 95위로 밀려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윤이나는 KLPGA 투어에서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석권하며 3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시즌 총상금 12억1천141만5천715원을 기록하며 상금왕에 올랐고, 대상 포인트 535점, 평균 타수 70.05타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 최종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2024년 LPGA 투어 풀시드를 확보했다. 그러나 LPGA 데뷔전에서 고전하면서 적응 과정이 필요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사우디 대회에서 윤이나는 경기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향후 LPGA 투어에서의 활약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특히, 티샷의 정확성이 크게 개선되었고, 그린 적중률도 높아져 경기 감각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은 라운드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며 상위권 도약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LPGA 투어 진출 첫해를 맞은 윤이나가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골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클럽 적응과 퍼팅 감각이 더욱 개선된다면 LPGA 무대에서도 빠르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