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도주했나? 공수처장 "가능성 배제 못 해" 파문

 윤석열 대통령의 소재 파악이 난항을 겪으면서 제기된 '도주 의혹'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7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도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아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행방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며 공수처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하고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 처장에게 "윤 대통령이 현재 관저에 머물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는가"라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그러나 오 처장은 "정확하게 보고받은 바 없다"며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수사망을 피해 도주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오 처장은 "수사와 관련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지금 언급한 여러 가능성 중에 윤 대통령이 숨어있거나 도주했을 가능성도 포함되는가"라고 재차 다그쳤다. 결국 오 처장은 "네"라고 짧게 답변하며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윤 대통령의 도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공수처 차원에서 파악한 사실관계가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오 처장은 "정확하게 보고받은 바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윤 대통령이 사용하는 차량에 대한 정보는 확보하고 있다"고 답해 의혹을 더욱 키웠다.

 

특히 김 의원이 "만일 윤 대통령이 관저를 떠나 다른 공관이나 은신처에 숨어있다면 체포 영장 집행이 가능한가"라고 묻자 오 처장은 "그 부분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해 영장 집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관저로 한정된 수색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공수처장이 윤 대통령의 도주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영장에 수색 범위를 여전히 관저로 한정한 것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는 강도 높은 비판에 대해서 오처장은  "의원님들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유념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며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