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다른 가족처럼' 혼인신고 불수리증에 불복한 한 동성 부부

2024년 10월, 혼인신고 불수리증을 받은 동성 부부 열한 쌍, 총 스물두 명이 법원에 불복 신청을 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한국에서도 동성 부부의 법적 지위가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동성결혼이 가능한 나라는 전 세계 39개국에 달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부부는 2019년 처음 만난 후 같은 해 5월 미국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이들은 결혼을 앞둔 미국인-한국인 레즈비언 커플과의 만남을 계기로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김규진(33) 씨와 김세연(36) 씨는 딸 김라니(1)와 고양이 페퍼(4) 그리고 퓨리(4)와 함께 살고 있다.

 

결혼 후 프랑스로 근무지를 옮긴 규진 씨는 2022년 벨기에의 난임병원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했다. 출산 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가능하면 라니를 한국에서 키우고 싶다”며,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품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에서 다른 부모들이 “혹시라도 부당한 일을 겪으면 알려달라”고 먼저 말해주는 따뜻한 경험을 공유했다.

 

두 사람은 라니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대한민국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규진 씨는 “라니는 주변 친구들과 어른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아이의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비록 세상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라니에게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확고히 했다.

 

이번 혼인평등소송에 참여하는 것은 그들의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사회의 변화와 동성 부부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