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면 충무로, 이제 옛말?' 충무로 대한극장 '폐업'

서울 충무로의 대한극장이 누적된 적자로 인해 9월 30일 영업을 종료한다. 대한극장은 1958년 미국 폭스 영화사의 설계로 개관해 1900개의 좌석을 갖추고,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킬링 필드' 등 명작을 상영하며 한때 연간 146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최근 영화관들은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대형 극장에서 쇼핑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렉스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대한극장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2011년 12월 11개의 상영관을 갖춘 초대형 영화관으로 재개관했으며, 최첨단 음향과 영사 시스템, 넓은 좌석 간격을 제공하여 관객들이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세기상사는 극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공연장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세기상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동안 매출은 172억 원, 당기순손실은 11억6천만 원에 달하며, 누적적자는 122억 원에 이른다.

 

대표적인 단관 극장들이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극장의 폐업은 그 흐름을 더욱 가속하는 사례로 여겨진다. 단성사와 명보극장은 2008년에, 서울극장은 2021년에 각각 문을 닫았으며, 피카디리 극장은 2015년 CGV에 운영권을 넘겼다.